작년 이맘때의 라라에 :: 2005/06/20 10:01
pillow님의 답글을 보고 라라에 생각이 나서 예전 사진들을 좀 뒤져봤습니다.
라라에 사진을 보는일은... 즐겁기도 하지만... 아직은 슬픔이 더 앞섭니다. 하지만 문뜩문뜩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사진을 보다 보면... 라라에가 없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기도 하고요.
하지만 저희는 라라에가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리라는 근거는 아무것도 없지만... 그냥 그렇게 느껴지거든요. ^^a
라라에 사진좀 보여드릴까요?
(조금 골치 아픈 얘기)
생선괴담 2 :: 2005/06/18 16:03
요즘 자꾸 논쟁적인 글만 쓰게 되는군요.
저도 이러고 싶지는 않지만... 너무 어처구니 없는 괴담들이 돌아다녀서... 좀 적겠습니다. '생선괴담'의 논리가 앞뒤가 안맞는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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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을 먹이면 큰일난다고 하는 주장 중에 가장 자주 언급되는 주장은 '등푸른 생선'에 대한 것입니다.
참치, 연어 같은 '등푸른 생선'을 많이 먹이면 큰일난다고 하는 주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등푸른 생선을 '과도하게 많이' 먹이면 '불포화 지방산'을 과잉 섭취할 수 있고 이 때문에 비타민E가 결핍되어 Steatitis(황색지방종)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
즉 '등푸른 생선(참치, 연어 등)'을 피하라는 주장의 가장 큰 이유는 등푸른 생선에 많이 함유된 '불포화 지방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 불포화 지방산에 크게 두 종료가 있는데 등푸른 생선에 많이 함유된 불포화 지방산은 Omega 3 fatty acids(오메가 3 지방산)입니다.
비타민E가 불포화 지방산의 산화방지제 역할을 하는데 불포화 지방산이 지나치게 많으면 비타민E 역시 지나치게 많이 소비되기 때문에 이런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하지만 모든 과학적인 문헌에서 이런 경우는 주식으로 장기간 과다 섭취한 경우에만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주장에서 '주식으로 장기간 과다 섭취'라는 부분을 쏙 빼버리면 '괴담'이 되버리는 것입니다.
재밌는건... 한편으로는 '비타민E 결핍의 원인이 되는 불포화 지방산의 과다 섭취를 막기 위해 생선을 먹지 말라'고 하면서 동시에 '불포화 지방산이 건강에 좋으니 이 불포화 지방산(그 중 오메가 3 지방산)을 많이 함유한 연어에서 오일을 추출하여 캡슐에 담아 놓은 것을 먹이는건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죠. ^^ 그 연어오일의 주 성분이 불포화 지방산이라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보충제, 영양제 생산 업자들의 모순된 논리를 앵무새처럼 따라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영양제 제조사들이 이런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영양제에 장난을 좀 쳤는데... 이 부분은 얘기가 나온다면 그때 기회 봐서....)
(연어오일을 먹이면 안된다는 뜻이 아니라 '연어오일 예찬'과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된 연어(등푸른생선) 혐오'의 논리적 모순을 지적하는 것입니다.)
참고로... 비타민E의 결핍을 막기 위한 적절한 불포화 지방산과 비타민E의 비율이 존재하는데 등푸른 생선의 경우 대부분 이 비율에 어느 정도 적합합니다. 생선괴담을 유포하는 사람들은 이런 정보는 결코 공개하질 않을 겁니다. 그래야 영양제를 팔아먹을 수 있을테니까요.
이 비율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설명드리면...(숫자들이 나오는데... 그냥 넘어가셔도 됩니다.)
이 적합 비율은 불포화 지방산 1g 일 때 비타민E 0.6mg 정도 입니다. 연어와 참치의 경우 불포화 지방산 1g 당 비타민E 함유량은 0.5mg, 0.3mg입니다. 원래 이런 수치가 꽤 큰 오차를 포함하고 있다는걸 생각하면 비교적 적절한 비율이라고 볼 수 있겠죠.
반면 닭고기의 경우... 닭가슴살에 함유된 불포화 지방산 1g 당 비타민E 함유량은 0.07mg 입니다. 허걱!! 이럴 수가... 닭가슴살이 오히려 불포화 지방산과 비타민E 함유 비율이 전혀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군요.
그런데... 이걸 문제 삼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단지 닭고기 한가지만 먹이는게 아니고 다른 재료들과 함께 어루러져서 결과적으로 모두 적절해지니까요.
생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생선의 불포화 지방산만을 문제삼는다면 오히려 닭고기보다 더 안전합니다. 또한 생선의 경우 닭고기처럼 주식으로 먹이는 경우도 없으니 더욱 더 (불포화 지방산의 과다 섭취로 인한 부작용의 위험성에서)안전합니다. 그러니 불포화 지방산 때문에 생선이 위험하다는 괴담은... 이제 KIN~입니다.
미국 출생의 생선 괴담이 모두 진실인양 즐겨 퍼뜨리시는 분들에게 한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홀리스틱 수의학을 좋아하시는 만큼 홀리스틱 수의학의 한 방법론인 '전체를 바라보는 관점'을 좀 갖으시길 바랍니다. 일부의 사실만에 매몰되면 어처구니 없는 오류를 범하게 되거든요.
불포화 지방산 이외의 생선의 단점에 대해선 예전에 구체적으로 여러번 반박을 했으니 생략하겠습니다.(대부분 모든 동물성 식품이나 모든 식품에 해당하는 문제를 마치 생선만 갖고 있는 것처럼 왜곡한 경우들 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 글을 참조하십시오.
"생선 괴담"
고양이, 개의 자연식과 지방 :: 2005/06/16 19:03
지방에 대해 몇자 적어보겠습니다.
"닭껍질~ 왜 먹이면 안돼나요??"라는 제목의 지방에 대한 글을 드라큘라님이 퍼오셨던데(http://blog.naver.com/fortigate/120014208914)... 제가 보기에 무척 헛점이 많은 글이더군요. 그래서 "드라큘라님이 이런 글을 무작정 받아들이실 분이 아닌데?"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역시 드라님이 곧 그 글에 대한 반론을 적겠다고 하시는군요. (역시... ^^a )
드라큘라님의 반론이 어떤 관점이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제 관점을 간단히 몇자 적어보겠습니다.
(아래 반론은 어떤 지방이 좋고 나쁘다는 식의 반론이 아니라 "닭껍질~ 왜 먹이면 안돼나요??"라는 글에 나타난 논리구조에 대한 반론입니다.)
첫째, 다른것 다 떠나서...
뭔가가 "위험하다, 치명적이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꼭 물어보고 싶은게 있습니다. "얼마나 먹어야 얼마나 위험하고 얼마나 치명적인데요?"
닭 껍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콜레스테롤의 대사 능력에 대한 고양이, 개와 사람간의 차이점은 잘 모르겠지만... 제가 궁금한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껍질을 제외한 닭가슴살 100g의 콜레스테롤 함유량 = 58mg
위에서 보시다시피 껍질을 포함하는 경우나 그렇지 않은 경우의 콜레스테롤 함유량 차이는 고작 저 정도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오차 범위안에 들어가는 정도의 차이라고 생각됩니다.)
그 글의 원작자도 말하고 있듯이 콜레스테롤이 무작정 나쁜건 아닙니다. 그렇다면... 겨우 저정도 차이가 큰 문제를 일으킬 정도일까요? 저정도 차이를 없애기 위해 굳이 닭껍질을 깨끗이 없애는 정도의 노력이 필요할까요? 글쎄요... 떼어내야 한다 하더라도 그냥 손에 잡히는 정도만 떼어내는 정도여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항상 느끼지만... 저렇게 어떤 '괴담'을 유포하시는 분들께 꼭 따져 묻고 싶은게 있습니다.
"계산은 해보셨나요?"
(닭껍질이 갖고 있는 다른 문제점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제가 아는바가 없습니다. 또한 닭껍질에 대해서는 제거해도 괜찮고 안해도 괜찮다는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콜레스테롤 때문에 닭껍질을 제거해야한다는 논리가... 겨우 저정도의 차이 때문에 '닭껍질은 반드시 제거해야 하는 것'으로 결론 내리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냐는 반론일 뿐입니다.)
두번째, 단일불포화 지방이 안좋은건가?
이건 반론이라기 보다는 (그 글의 원작자에게 보내는)질문에 가까울 것 같군요.
그 글 말미에 보면 안좋은 지방들을 순서대로 적겠다고 하시면서...
단일불포화지방 - 올리브기름, 땅콩기름, 카놀라유 등
다중불포화지방 - 생선유, 견과류 등
이렇게 적으셨습니다.
위 글을 보면 지방의 좋고 나쁨을 평가하는데 오로지 포화지방, 단일불포화지방, 다중불포화지방의 함량만으로 결론을 지었더군요. 이게 타당한지 모르겠지만... 글 원작자의 의도대로 오로지 포화지방, 단일불포화지방, 다중불포화지방에 대해서만 평가를 내려보고 그 논리에 무리가 없는지 살펴 보겠습니다.
포화지방에 대해서는 별로 할 얘기가 없으니 넘어가고...
글 원작자는 단일불포화 지방이 복합불포화 지방에 비해 나쁘다고 평가했고 그 근거로 HDL콜레스테롤을 상승시키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정말 그런가요?
인터넷에서 검색을 간단히 해봤습니다.
아래와 같이 나오더군요.
복합불포화지방은 LDL과 HDL을 동시에 낮추기 때문에 많이 섭취하면 건강에 좋지 않습니다.
최근까지도 단순 불포화지방산은 콜레스테롤 조절에 있어 흔히 중립적인 것으로 생각되어 왔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는 단순 불포화지방산이 콜레스테롤 함량을 더 낮춘다고 주장한다.
(좀 더 자세히...)
이상하군요. 단지 LDL, HDL에 대한 단일, 복합불포화 지방의 기능만을 따진다면 오히려 단일불포화 지방산이 더 좋은데... 그 글의 원작자는 결론을 반대로 내리셨네요.
뭔가 다른 이유가 있어서 그러셨을까요?
직접 물어보고 싶은데... 그 글 출처가 '살찐네'군요. 거긴 반론이라는걸 제기하기도 무서운 분위기인데다가... 결정적으로 전 '강퇴' 대상이라서 물어볼 수도 없네요. ㅠㅠ 살찐네에 출입이 자유로우신 분이 저 글의 원작자 분께 제가 모르는 다른 이유가 있는지 대신 물어봐 주셨으면 좋겠군요.
(이 반론 역시 어느 오일이 더 좋다 나쁘다를 따지려는게 아니라 그 글 원작자의 논리 구조에 대한 반론입니다.)
(아래 테라네의 답글 중에 연어오일과 비타민E에 대한 언급이 있어서 뜬금 없이 적어 보는 '연어오일과 비타민E'에 얽힌 비밀 ^^a)
동명이인(?) :: 2005/06/11 20:56
이름이 같은 사람을 만나는건 무척 당혹스러운 일일 것이다.
이름은 같은데 내가 아니라니...
하지만 다행히도... 아직 나와 이름이 같은 사람을 직접 만나본 경험은 없다.
그런데... 의외로 내 '아이디'와 같은 '이름'을 발견했다.
게다가 그 '이름'의 생명체는 무려.... '고양이'다.
[씨네21 기자들의 오픈칼럼] 유사 고양이와 유사 개의 동거
위 기사에 '야야'라는 이름의 고양이가 등장한다.
허...
요렇게 생겼다.
(오른쪽의 아저씨가 아니라 왼쪽의 고양이 이름이 '야야'이다.)
무슨 인연일까... 궁금하긴 한데 별로 생각날 만한 건 없다. ^^a
참... 어린이 완구 회사 중에도 내 아이디와 같은 명칭을 사용하는 회사가 있다. 가끔 티비에 광고가 나오면 무척 당혹스럽다. ㅡ,.ㅡa
고양이에게 채식 시키지 마세요! :: 2005/06/02 22:39
고양이에게 채식 시키지 마세요!
제목이 꽤 쇼킹(?)하죠? ^^a
글 마지막까지 읽어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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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아시다 시피...
저희는 고양이들에게 자연식을 만들어 먹이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익힌 육류 위주의 자연식'의 경우 동물성 식품이 식재료의 절반 정도 됩니다. 저희가 만들어 주는 자연식의 경우는 이런 자연식에서 동물성 식재료의 양을 최대한 줄인, 즉 재료의 20~25%를 동물성 식품으로 만든 자연식입니다.(건조 중량 기준입니다. 단순히 얼만큼을 먹인다는게 아니라 얼만큼의 영양을 섭취하는가를 따져본다면 수분을 제외한 건조중량으로 비교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채식에 가깝긴 하지만 채식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채식에 가까운 자연식'이라고 설명하곤 합니다.
이렇게 먹이는 이유는... 우리 고양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다른 동물을 죽여야 한다는 사실을 견디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다른 글에서도 가끔 언급했다시피... 저희 고양이들이 자연속에서 자신의 생명을 위해 다른 동물의 생명을 끊고 자신 역시 그 자연의 법칙속에 생명을 내맡기는 삶을 살고 있다면 이런 고민을 할리가 없겠죠. 그것이 자연속에서의 균형이고 완벽함 그 자체일 테니까요. 하지만 인간의 품에서 보호 받으며 인간의 식도락을 위해 비인도적인 희생을 당하는 동물들의 사체를 포식시켜야 하는 상황이라면 달리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역시 채식을 합니다. 잡식동물 중에서도 초식 동물에 가깝다는 인간은 최소한의 육류 섭취만으로도(혹은 육류를 전혀 섭취하지 않고도) 정상적으로 생명을 이어갈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인간은 단지 자신의 입맛을 충족시키기 위해 다량의 육류를 소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소비를 충족시키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개체수의 동물들을 비인도적인 환경에서 사육시키며 도축시키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 한명이라도 육류 섭취를 포기하면... 그리고 이렇게 실천하는 모습을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준다면... 인간의 쾌락을 위해 다른 생명을 손쉽게 살해하는 행위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램으로 채식을 시작했습니다. 물론, 채식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정도로 어설픈(?) 채식을 하고 있습니다. 동물성 식품중에서 생명을 빼앗아서 얻는 식품이 아닌 것들(유제품 등)과 생선에는 엄격한 제한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생선도 안먹었었지만... 대한민국에서 그정도의 엄격한 채식은 사회생활(?) 자체를 어렵게 만들기에... 거기까지 타협하기로 했습니다.
모순이라고요? 생명에 대한 동정심의 많고 적음을 따지는게 모순이라고요?
제가 묻겠습니다. 당신은 개고기를 먹습니까? 당신은 원숭이 고기를 먹습니까? 당신도 모든 동물을 다 먹는건 아닐겁니다. 왜죠?
인간이 전통적으로 잡아먹어왔던 가축들에 대해서는 무감각해졌거나, 어쩔수 없다고 생각하거나... 아무튼 어떤 이유로 동정심을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아니, 동정심을 무척 적게 느끼는 경우도 있겠죠. 혹은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동정심을 외면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동물들에 대해선 동정심을 상대적으로 많이 느끼시겠죠.
사람은 각각의 생명에 대해 느끼는 동정심의 정도가 다릅니다.(이걸 이기적이라고 불러야 할런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사람들 중에서 저희는 동정심을 크게 느끼는 대상이 좀 더 많은 집단에 속할 뿐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릇에 개고기나 원숭이 고기가 담겨져 있다면 그 개와 원숭이의 눈빛을 떠올릴 수 있겠지만, 생선이나 돼지고기라면 생명을 잃고 '음식'이 되버린 그 생명체의 눈빛을 떠올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저희는 이중에서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를 먹으려 할때 돼지, 소, 닭의 모습을 떠올리는 사람일 뿐입니다. 그정도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환경보호론자들이 모든 개발을 반대하는게 아니라 환경파괴를 최소화 하는 개발을 주장하는 것처럼 저희 역시 모든 생명의 훼손을 반대하는게 아니라 생명 파괴를 최소화 하자는 것일 뿐입니다. 물론 생선을 먹는것도 꺼려지는게 사실입니다.
자신들의 생명을 내걸고 식량을 획득하는 자연의 냉혹한 질서에서 벗어난 만큼 자연을 파괴하고 생명을 빼앗는 행위를 가능한 최소한으로 줄이자는게 저희가 채식을 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자... 이런 가치관을 갖고 있다보니... 양계장이라는 (단기간 최대의 살을 찌우게 하기 위해 각종 항생제와 24시간 불을 켜놓는 등의)끔찍한 환경속에서 살다가 죽음을 맞게 된 닭들의 사체를 저희 고양이들이 안전한 안식처에서 포식하도록 할 수는 없었습니다. 불공평 하다고 느꼈습니다. 만약 그리 한다면 저희 고양이들이 인간의 잔혹한 행위에 동참하게 되는 것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육류를 최소한만 사용할 수 있는 자연식을 시작한 것입니다.
물론, 저희는 저희 스스로 채식을 선택했지만 고양이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저희 스스로에게 가하는 엄격함을 고양이들에게 똑같이 부여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래서 생선을 먹이는 것에는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외의 육류를 먹이는 것에도 그리 엄격한 제한을 두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끔씩 캔사료나 건조사료도 사다 먹이고 가끔은 소간 가루로 자연식 건사료도 만들고 아주 가끔은 닭육포도 만들어 먹여보곤 합니다.
혹시나.... 식품에 존재하는 수많은 물질들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충분히 연구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연에서 섭취하는 양보다 훨씬 많은 양의 식물을 급여하는것이 위험한 일이 아니냐고 물으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네, 위험할 수도 있겠군요. 과연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따져봐야 할 일이 남아 있긴 하지만요.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가 그 기능을 이해하고 있지 못한 어떤 물질을 함유한 식물을 10~20%(생육식에서의 식물성 식품의 비율. 역시 건조중량) 먹일때에 비해 80%(저희 자연식에서의 식물성 식품 비율)를 먹이게 되면 그 물질이 4~8배 정도 초과하게 됩니다. 아무리 높아도 열배는 안넘겠죠. 이게 얼마나 위험한 일일까요. 적어도... 자연스런 음식을 통해서 서로 상호작용하며 섭취되는 수많은 물질들 중에서 사람이 그 특성의 일부를 이해한 극히 일부의 물질만을 분리, 추출, 혹은 인공적으로 합성하여 그것들만을 다량(적게는 수배에서 많게는 수십배)으로 섭취시키는 경우보다는 덜 위험하겠죠. 게다가 식물에는 자연에 존재하는 방식으로 물질들이 균형을 맞추고 있기까지 하고요.
그래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이냐 하면...
가끔... 고양이를 위한 자연식을 처음 시작할 때 육식과 채식을 두고 뭐가 더 나을지 저울질을 했었다는 글을 가끔 접하게 됩니다.
저는 이 사실이 무척 당혹(!)스럽기까지 합니다.
왜냐고요?
사람이 (최소한)잡식동물이라는 점에는 대부분 동의하실 겁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채식을 한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상당히 부정적입니다.
어느 정도냐 하면...
채식을 시작한지 수년이 흘렀건만... 아직도 명절 때 고향에 내려가면 어른 분들의 성화가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니가 고기를 안먹어서 힘을 못쓴다"(-> 언제 저와 힘대결이라도 해보셨나요? ㅡ,.ㅡ), "저 팔뚝 얇은 것 봐라"(-> 저 원래 팔뚝 얇았습니다. ㅡ,.ㅡ ), "사람은 고기를 먹어야 힘을 쓸 수 있는 것이다"(-> 그럼 나브라틸로바가 테니스 챔피언인건 기적인가요? ㅡ,.ㅡ) 등등... 단백질에 대한 이루 말할 수 없는 환상("단백질 이야기"를 읽어 보십시오)에 기초한 '한말씀'들이 수없이 이루어 집니다. 그래서 명절때마다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죠. 그나마 요즘은 조금 나아지셔서... "채식하면 힘은 없지만 오래 산다고는 하더라" 정도의 말씀들을 하십니다. ㅠㅠ
이런 경우도 있었습니다. 처음에 채식을 한다고 했더니 주변에 좀 안다는(?) 사람들이 꽤 전문적인 이야기를 꺼내며 채식은 안된다고들 하더군요. 그래서 논쟁을 좀 하다가... 아예 관련 논문들과 전문서적까지 뒤져가며 공부를 해서 반론을 폈습니다. 그랬더니... "그렇게까지 어렵게 공부해가며 스트레스를 받으면서까지 채식을 할 이유가 있냐"고 하더군요. 먼저 시작할때는 언제고... 나보고 어쩌라고~ ㅠoㅠ
그래도 요즘은 많이 나아져서, 적어도 저 또래의 사람들에게서 채식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일은 많이 줄었습니다. 배려해주는 경우도 많았고요.
아무튼... 이렇게 사람의 채식에 대한 반발도 상당한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고양이의 채식(혹은 채식에 가까운) 자연식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셨다는 분들이 계신게 솔직히 무척 놀랍습니다. 아마도, 자연식에 대한 정보가 무척 부족한 시절에 저희 방식의 자연식이 소개되었기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사람에 대한 채식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은 한국사회에서 고양이의 채식에 가까운 자연식이 이정도의 관심(?)을 받을 줄은 미처 짐작을 못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 소개할때에도 무척 조심스러웠었죠. 그런데, 심지어 채식에 가까운 자연식을 먹여도 괜찮은지 전문가들에게 문의하셨다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 전문가(?)분들을 대신해서 제가 미리 답변 드리겠습니다. "고양이에게 채식 시키지 마시길 바랍니다."
사람의 경우도 병원에 가서 의사분들에게 채식해도 괜찮다는 말을 듣기는 무척 어려울 것입니다.
하물며... 육식 동물이라는 고양이에게 채식 혹은 채식에 가깝게 먹여도 되냐는 질문에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뭐라고 답할지는 뻔한 것 아니겠습니까?
"채식 위주의 자연식에서도 단백질 비율이 30%는 쉽게 초과합니다. 신경을 조금 더 쓴다면 단백질이 40%에 이르는 레시피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상업 건사료는 단백질 비율이 얼마나 될까요? 그리고 그정도의 단백질 비율을 갖는 건사료를 만드는데에는 동물성 재료를 얼마나 사용했을까요?"
게다가... 여지껏 아르기닌이나 타우린 같은 아미노산이 육류에만 있다고 설명하는 수의사들도 더러 있습니다. 그 잘난 외국 홈페이지들에도 여전히 그런 글이 써있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자... 결론입니다. 자연식을 준비하시면서 채식 위주의 자연식과 육식 위주의 자연식에서 고민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그냥 육식 위주의 자연식(육류를 80% 이상 사용하는 생육식 자연식이나 익힌 육류를 50% 이상 사용하는 화식 자연식)을 만들어 먹이시길 바랍니다.
단, 위에서 설명했듯이 저희처럼 고양이에게 도살된 가축을 먹이는 것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갖고 계신분들이시라면 한번쯤 고민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같은 고민속에 실천해 나간 선배들의 경험을 토대로 나름의 자연식을 만들어 보시길 바랍니다.
선배들의 경험담은 다음의 글들에서 접하실 수 있습니다.
http://www.crystalcats.net/zboard/zboard.php?id=cook&no=49 개와 고양이의 채식
http://www.crystalcats.net/zboard/zboard.php?id=cook&no=33 CARNIVORE NO MORE
http://www.helpinganimals.com/h-vegcat-feeding.html
http://www.helpinganimals.com/h-vegcat-meals.html (위의 두 글은 PETA의 글입니다.)
http://www.amazon.com/exec/obidos/tg/detail/-/0974218006/qid=1117801756/sr=1-1/ref=sr_1_1/103-6761840-2207061?v=glance&s=books
http://www.vegancats.com/faq.html
http://www.all-creatures.org/articles/petfood.html
http://home.att.net/%7Estarfurry/vegancats.html
http://www.vegepet.com/
http://www.petfoodsho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