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의 사진입니다.
라라에는 저희가 만들어준 발톱긁게를 무척 좋아했죠.
지금은... 꾸냥이와 테라가 전혀 사용하질 않아서 며칠전에 버렸답니다.
여름이면 베란다에 가끔 누워있곤 하는데...
사진에서 처럼 라라에가 꼭 따라 나와서 함께 누워있곤 했죠.
멋찐 포즈를 보여 주는 라라에.... ^^
위 사진은 라라에가 떠나기 보름 전쯤의 사진입니다.
어떤 상황이냐 하면...
이당시 무척 바빠서 고양이들과 스킨쉽을 나눌 기회가 무척 드물었었죠. 그러다가 주말에 오랜만에 라라에를 제 무릎에 눕히고 망가진(?) 자세로 티비를 보고 있었는데...
역시 제 품이 그리웠던 꾸냥이가 다가오더군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꾸냥이는 라라에를 싫어해서 제 품의 라라에를 보자 마자 뒤돌아 섰고요.
그러다가... 다시 돌아오고 다시 뒤돌아서고... 몇번을 반복하다가... 꾸냥이가 "꾹꾹이 하고 싶어서 참을 수 없어~"하는 표정으로 올라와서는 라라에를 엉덩이로 밀어내며 제 품으로 파고 들어서 꾹꾹이를 하고 있는 장면 입니다.
꾸냥이와 라라에가 살을 맞댄 처음이자 마지막 순간이었죠.
라라에는... 이 상황이 무척 당혹스러웠는지 어찌할 바를 모르고 눈만 똥그랗게 뜨고 절 바라보더군요. 웃으면서 괜찮다고 말하며 한참동안 행복한 시간을 즐겼었답니다. ^^
최근에.... 라라에의 갑작스런 죽음과 관련한 몇가지 궁금증을 풀기 위해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에 대해 잘 아신다는 한 수의사분께 이메일로 문의를 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상담한 내용을 보니... 현재의 복맘염 검사 방법으로는 복막염 감염 여부를 정확히 알 수 없다거나, 복막염 예방 접종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를 자세히 하시는 것을 보니 (막무가내로 검사하고 접종해야 한다고 말하는)다른 수의사분들과는 좀 다르신 것 같아서 메일을 보냈었습니다.
어떤 내용의 질문이었나 하면...
첫째, 라라에의 사인이 복막염이 맞는지에 대해....
역시 확정진단은 불가능 하겠죠. 며칠동안 라라에를 진찰했던 동네 병원 수의사분도 라라에가 숨을 거두기 몇시간 전에야 그 가능성을 언급했었으니까요. 가능성 정도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둘째, 라라에가 처음 왔을때부터 사람이 배와 등에 손을 대는 것을 싫어했었는데... 이것과 복막염의 연관성에 대해...
라라에를 진찰했던 수의사는 복막염의 가능성을 언급하기 전에 이 얘기를 듣고 질병과의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었습니다. 처음엔 신장관련 질환을 의심했고 그렇다면 몇년전부터 신장관련질환이 나타나고 있었다는 얘기가 되는데... 검사결과는 신부전증 같은 전형적인 신장질환의 경우와 전혀 상관 없는 듯이 나타나서 수의사도 고개를 갸웃거렸었죠. 그래서... 복막염이 원인일 수 있다는 설명을 들은 후에 라라에의 이런 (배와 등에 사람 손이 닿는 것을 싫어하는)특징이 복막염과 관련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가능성을 문의했던 것인데... 역시... 단정지을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당연하겠죠.
세째, 수액 주사와 관련해서...
수액주사가 효과가 있는듯 했었습니다. 방광염이 빠르게 회복되는 듯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며칠 후 컨디션이 다시 안좋아 지는 듯 해서 병원에 다시 데려갔었고... 그때 또다시 수액을 맞았습니다. 수액을 맞추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인지... 확신이 들지 않아서 이전에 맞았던 수액보다 더 적은 양(3분의 1 정도)만 맞췄습니다. 하지만... 수액을 맞기 시작한지 몇시간만에 몸이 부어올라서 수액 주사를 중단했고... 다음날 병원에 가서 복수가 차 있는 것을 확인했었죠.(예전에 여러번 설명했던 내용이죠. 읽는 분들 입장에서는 좀 지겨우실지도... ㅡ,.ㅡa) 그리고 몇시간 후에 라라에가 세상을 떠났고요.
그렇게... 라라에가 너무가 갑자기 숨을 거둔 이유가... 수액 주사 때문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해왔습니다. 복막염이 원인이라면... 대사기능이 정상이 아닌 상태에서 수액을 주사했기 때문에 라라에의 체내에서 이 수액을 정상적으로 처리하질 못해서 갑자기 빠르게 복수가 차기 시작한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였습니다. 분명히 그전 검사에서는 복수를 확인할 수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라라에의 사망원인이 복막염이든 아니든간에...
복막염에 걸린 고양이한테 수액을 주사해도 되는지에 대해 질문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답변은 좀 이상하더군요.
그렇지 않다면 아니라고 답변하면 될테고... 상황에 따라 다르다면 상황에 따라 다르다... 고 답변하시면 될텐데... 갑자기 엉뚱하게도 복막염인지 아닌지 확신할 수 없다는 동문서답 같은 답변을 보내오셨습니다.
처음에는 깊게 생각하질 않아서... 그냥 대답하기 어려워서 그러셨나 보다고 생각했었는데....
만약, 제 의심이 맞다면 그 수의사분이 어떻게 생각하셨을까요. '그렇다'고 대답하면... 라라에를 진료했던 수의사분이 잘못된 진료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게 되버릴 겁니다. 곤란하시겠죠. 그렇다고 '그렇지 않다'거나... '상황에 따라 다르다'거나... 이런식으로 거짓 대답을 할 수도 없을 테고요. 따라서 그 수의사분 입장에서는 아예 저의 가정, 즉 라라에가 복막염 때문에 숨을 거둔 것이라는 가정 자체에 대한 반론을 할 수 밖에 없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는... 수액을 주사한 것이 복수가 갑자기 차게 하는 원인이 되었고 이때문에 라라에가 너무 빨리 숨을 거둔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시간을 좀 더 벌어서 동종요법이든 뭐든간에 라라에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었겠죠. 게다가... 복막염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가벼운 특발성 방광염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라라에가 식욕이 떨어져서 밥을 조금만 먹는 것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었습니다. 복막염은 밥을 충분히 먹고 체력을 회복하는것이 중요하니... 시간을 벌었다면... 라라에가 밥먹는것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었겠죠.
물론... 제가 지나치게 많은 의심을 하고 있는 것일 가능성도 있겠죠. 제가 틀렸을 가능성도 무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기회가 되면 좀 더 알아볼 생각입니다.
진실이 뭐든간에... 진실을 알아낸다 하더라도... 남는건 후회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진실을 찾아나가는 노력이 불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