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올린 글인데 새로 추가한 내용이 있어서 다시 앞으로 가져 왔습니다. 추가된 내용은 맨 아래쪽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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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많이들 아시다시피, 고양이는 사람과 달리 베타카로틴 같은 프로비타민A를 비타민A(레티놀)로 전환하는 능력이 많이 떨어집니다. 예를 들어, 당근에는 많은 양의 베타카로틴이 들어 있어서 사람이 이를 먹을 경우 체내에서 비타민A로 전환되어 충분한 양의 비타민A를 섭취할 수 있는 셈이지만 고양이의 경우 이게 거의 불가능 합니다. 따라서 고양이의 경우 프로비타민A가 아닌 비타민A를 직접 섭취해야 합니다.
물론 육류를 주로 사용하는 대개의 자연식 생식의 경우 주재료인 살코기만으로도 대부분의 비타민A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걱정할 게 없습니다. 하지만, 육류 사용량이 절반 정도인 대개의 화식 자연식이나 저희처럼 육류를 최대한 적게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비타민A가 부족하지 않도록 신경을 써줘야 하겠죠. 이런 경우를 위해 여러 식재료들의 비타민A 함유량을 정리해서 보여드리겠습니다.
고양이에게 필요한 비타민A의 일일 필요량은 National Research Council(NRC)의 자료를 기준으로 체중 4kg당 하루 60㎍으로 정했습니다. 미국사료감독관 협회(AAFCO)의 자료를 기준으로 하면 90㎍이 됩니다만, 이런 저런 이유로 전 NRC의 자료를 기준으로 삼아왔었습니다. 최근에 생각이 나서 다시 검색해봤을 때에도 최근의 수의학측 자료에서도 NRC 기준에 따라 계산한 결과들이 자주 보였고요.
아래 표를 읽기 전에...
-아래 자료에서 '100g 당 비타민A(레티놀) 함유량(㎍)'은 각 식재료 100g에 함유되어 있는 비타민A 함유량을 ㎍ 단위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체중 4kg 고양이 기준, 일일필요량에 해당하는 양(g)'은 체중 4kg의 고양이를 기준으로 했을 때 NRC의 자료 기준으로 일일필요량이 약 60㎍에 해당하므로 이만큼의 비타민A를 급여하기 위해 필요한 각 식재료의 양을 g 단위로 나타냅니다. 만약 AAFCO기준에 맞춘다면 여기에 1.5를 곱하면 됩니다.
-대구 간유와 생선기름은 제품별로 비타민A 함유량이 다를 수 있습니다. 꼭 제품의 영양성분표를 확인하십시오.
-제 지식에 기반해서 고양이에게 권장되지 않는 식재료들은 제외했습니다만 권장되지 않는 것들이 여전히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버터나 마가린 같은 것들은 전이지방 때문에 피하는게 좋을테고요.
-간을 제외하고는 내장 같은 부산물들이 목록에서 빠져있습니다. 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내장의 비타민A 함유율은 살코기의 경우보다 높은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따로 표기하지 않았습니다.
-덧: 아니 이걸 왜 여태껏 안 올리고 있었는지 모르겠네요.
-계란노른자에 대한 추가 정보
내장을 사용하지 않으면 비타민A가 다른 영양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해지기 쉽습니다. 내장을 사용하지 않고 비타민A를 보충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계란 노른자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계란 노른자의 양을 무턱대로 늘리는 것도 좀 어렵습니다. 계란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는 콜레스테롤 때문입니다. 물론 고양이는 육식동물이기에 사람에 비해 콜레스테롤을 더 잘 처리할 수 있어서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외국 수의사의 글을 본적이 있습니다만 관련된 논문을 찾기가 무척 어려운 것을 보면 자세한 연구는 이뤄진 적이 없는 듯 합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까지가 안전한 양일까요. 사람의 경우 하루 한두개 정도의 섭취는 콜레스테롤 증가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90년대 이후부터 이에 반박하는 의견들이 많이 나타났다는 것 같습니다. 단순히 계란 노른자에 콜레스테롤이 비교적 많이 함유되어 있다고 해서 섭취했을 때 그대로 섭취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성인에게 하루 10개씩 한달 동안 먹인 실험이 있었는데 한달 후 콜레스테롤 변화가 없었다고 합니다. 계란 노른자에 있는 레시틴이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체내 콜레스테롤의 대부분은 먹는 음식과 무관하게 체내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고지혈증 같은 질병이 있지 않는 한 하루에 여러개를 먹는다고해서 혈중 콜레스테롤이 증가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물론 당뇨병 같은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는 예외고요.
그러면 고양이에게 안전한 섭취량은 어느정도 까지 일까요. 제가 찾아본 바로는 사람의 경우 최대 하루 네개 정도까지도 안전하다고 언급되고 있었습니다. 사람과 고양이의 체중을 비교해서 따져보면 체중 4kg의 고양이에게는 하루 계란 노른자(삶은것도 마찬가지) 약 5g 정도를 먹이는 것에 해당합니다. 계란 노른자 하나가 약 17g 정도라고 하니 대충 사나흘에 하나씩 먹이는 정도는 확실히 안전하다고 볼 수 있겠죠.
생육식을 먹이면서 부족할 수 있는 비타민 A를 보충하기 위해 계란 노른자를 쓴다면 하루 5g 보다 훨씬 적은 양만 먹여도 되니 전혀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반면 대개 육류를 절반 정도 사용하는 화식 자연식의 경우는 어떨까요. 대충 육류만으로는 비타민A가 절반 정도 부족해질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으니 그 나머지 절반을 계란 노른자만으로 보충할 경우 위 표를 참고로 하면 약 7g 정도에 해당합니다. 5g 보다는 좀 많긴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육식동물은 콜레스테롤을 더 잘 처리한다고 알려져 있으니 이 정도는 걱정하지 않고 먹여도 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