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야]고양이를 감시하라~ :: 2008/06/21 13:49
예전에 그런 제품들이 있었죠, 집안에 있는 동물들의 모습을 외부에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제품들. 자동 급식기에 소형 카메라가 붙어 있어서 밥 먹는 모습을 볼 수 있게 하는 제품이라던가. 처음에는 무척 마음에 들었었지만 화질이 너무 안 좋아서 살 생각은 하지도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테라가 사냥을 하는지 안 하는지, 한다면 어떻게 하는지 실시간으로 감시할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 가지 방법이 떠오르더군요.
요즘 실험실에서 실험할 때 직접 실험실에서 안 하고 외부에서 원격 접속으로 실험 장비들을 조절하는 게 가능합니다. 물론 모든 동작을 다 제어할 수 있는 건 아니어서 원격 조절이 불가능한 설정은 미리 다 해놔야 하지만요. 그런데 온도 센서를 통해 온도를 실시간으로 읽어내게 하는 기능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게 어떤 부품에 붙어 있는 녀석이고, 그 부품이 고장났거든요. 문제는 이 부품은 고치려면 돈이 많이 들지만 안 고쳐도 이 부품 빼고 그럭저럭 쓸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냥 쓰고 있고, 그 때문에 온도를 실시간으로 읽어내는 부분도 사용할 수 없게 되어 버려서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쉽게 해결했죠. 바로, 웹캠을 이용해서 실시간으로 온도 센서의 표시창에 표시되는 온도를 촬영하게 만든 겁니다. 윈도우 라이브 메신저의 화상채팅 기능을 이용하거나, 다음의 티비팟으로 방송(물론 우리만 볼 수 있게 해서)하는 방법으로 모니터링을 해왔습니다. 윈도우 미디어 인코더로 실시간 전송하는 것도 해봤고요.
이 방법을 쓰면 되겠더군요. 이 방법으로 웹캠을 집안 어딘가에 설치하고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송출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아, 물론 문제가 하나 있죠. 하루 종일 컴퓨터를 켜놔야 한다는 것. 뭐, 유학생 사는 집에 전자기기라고 해봤자 컴퓨터하고 냉장고 정도밖에 없기 때문에 이렇게 마구 써대도 전기요금이 얼마 안 나올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만... 그래도 될 수 있으면 데스크탑이 아닌 랩탑 컴퓨터를 쓰는 게 더 낫겠죠.
그래서, 적당한 웹캠을 찾아보다가....
엄청난 물건을 발견했습니다. PetCam이라는 녀석입니다. 이름만 봐도 대충 아시겠죠. 하지만 비슷한 제품들이 예전에도 있었고... 화질이 많이 안 좋았던 데다가 대부분 웹캠과 별로 다르지 않았었기에 별로 기대 안 하고 클릭했는데...
일단, 예쁩니다.
그래서 기능을 살펴봤더니, '네트워크 카메라'라고 불리더군요. 이게 뭔고 하니... 웹캠은 컴퓨터를 켜야 사용 가능하죠. 그런데 이 녀석은 컴퓨터가 필요 없습니다. 혼자 알아서 작동됩니다. 물론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어야 하죠. 이것도 쉽습니다. 집에 공유기가 있으면 공유기에 꽂으면 됩니다. 그리고 전원 연결. 처음 설치했을 때 컴퓨터를 이용해서 필요한 설정을 끝내주기만 하면 그다음부터는 알아서 작동한다고 합니다. 여러 가지 기능이 있는데, 주기적으로 실시간 영상을 전송하게 할 수 있고, 동작 감지 센서가 있어서 움직이는 물체가 포착되면 촬영을 시작하고 이메일로 촬영을 시작했다는 것을 알려준다고 합니다.
동영상을 보는 방법도 쉬운 듯하더군요. 각각의 캠마다 고정된 웹 주소가 제공되고 웹브라우저를 이용해서 그 주소로 접속하면 끝.
다른 무엇보다도 이 제품이 매력적인 이유는 컴퓨터에 연결하지 않은 체 독립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전기세 걱정을 확 줄일 수 있다는 점이겠죠. 사실 그 이외의 기능들은 이미 일반적인 웹캠들에서 제공하는 기능들이고요.
위 사진의 제품은 이 제품들 중에서 가장 간단한 기능을 가진 제품입니다. 이외에, 무선 인터넷으로 접속할 수 있는 제품, 물체를 추척하면서 촬영하는 게 가능한 제품들도 있죠. 마이크가 붙어 있는 제품도 있고요.
그래서 이 녀석에 확~~~! 꽂혔습니다만... 역시나... 비싸겠죠?
비쌉니다. 제일 저렴한 것이 90불. ㅠㅠ
뭐, 일반적인 웹캠들 중에 100불이 넘는 것도 있으니 그다지 비싼 것은 아니겠지만 저희들 호주머니 사정상 이런 녀석을 질러버리긴 무리죠.
그래서 포기하고 싼 웹캠 사다가 고양이 감시(?) 시스템을 구현해 볼 생각입니다. 사실 노트북에 이미 웹캠이 내장되어 있어서 지금도 당장 가능하긴 합니다. 물론 원하는 위치에 설치할 수 없는 문제가 있어서 싼 웹캠을 하나 더 살 생각이고요. 창가에 고정해서 창밖을 향하게 설치할 생각이거든요. 테라가 외출하는 동안 대부분은 창 바로 앞의 바닥에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하고 있는데 이 모습을 보고 싶거든요.
사실 지금 이미 학교에서 실험하는 와중에 이 글을 쓰고 있으면서 집에 켜놓은 노트북에서 전송되는 동영상을 다음 티비팟을 통해 보고 있답니다. 테라가 외출 나가는 창문(창문 구조상 고양이 한 마리 빠져나갈 정도만큼만 열리게 되어 있습니다)쪽을 향하게 해놓고 테라가 들락거리는 모습을 구경하고 있답니다. 지금도 막 지나갔습니다. 폴짝 뛰어올라서 창밖으로 나가네요. ^o^
그렇게 강력한 지름신이 오다가 돌아가셨다는 얘기였습니다. 나중에 잘 준비해서 다른 분들도 저희 고냥이들을 감시(!!)할 수 있게 해드리겠습니다. ^^
*혹시, 저 PetCam에 관심 있으신 분들을 위해서...
http://www2.panasonic.com/consumer-electronics/shop/Cameras-Camcorders/Network-Cameras/PetCams.list.84502_11002_7000000000000005702
**참, CatCam 말인데요, 맨날 찍히는 풍경이 그게 그거라서 잘 안올리게 되는군요. 멀리 돌아다니질 않아서요. 언제 공원에라도 출사를 내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