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심장사상충 감염률은? :: 2005/05/05 21:15
심상사상충 대체요법에 대한 수의사 분들의 우려가 담긴 글을 가끔씩 보게됩니다.
수의사분들이 문제제기 하시는 내용들을 요약해보면 대개 다음과 같습니다.
"고양이의 심장사상충 감염율이 개에 비해 낮지만 치사율은 더 높다. 성충 치료를 위한 요법은 예방약보다 부작용이 더 크므로 예방이 최선이며 국내에서 모기철 이외에도 모기가 출현하므로 더 장기간 조심해야 한다. 또한 (마늘, 허브 등을 사용하는)홀리스틱 요법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를 찾을 수 없으므로 현재로선 기존의 예방약이 최선이다. 홀리스틱 요법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할 만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길 바란다"
그렇다면 쟁점은... 가장 효과적인 예방 수단이 무엇인가 하는점입니다.
이것을 결정짓기 위해선 사상충 감염의 위험율이 어느정도 인가를 알아야 합니다. 또한 여러가지 예방 방법 중에서 그 각각의 방법들의 부작용으로 인한 위험율이 얼마이며 예방효과는 얼마인가를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예방 효과는 뛰어나지만 부작용이 심한 방법이 있다고 해봅시다. 만약 사상충 감염율이 무척 낮은 수준이라면 그런 부작용을 감수하면서까지 그 예방법을 선택할 이유는 없습니다. 반면, 사상충 감염율이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며 그 부작용의 위험성이 사상충 감염으로 인한 위험의 수준보다 낮다면 그 부작용을 감수하면서라도 그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따라서, 모든 판단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전제가 되어야 하는 것은 "심장사상충 감염의 위험성이 과연 얼마나 되는가?"하는 점입니다. 실제 심장 사상충 감염율이 얼마가 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우리가 어느정도의 위험을 감수하고 어떤 예방방법을 선택할지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고양이는 심장사상충의 이상적인 숙주가 아니기에 개에 비해 감염률이 낮다고 합니다. 과연 실제 감염률은 얼마나 될까요?
현재 (적어도 제가 알고 있는)고양이 심장 사상충 감염율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03년에 보고된 "국내 서식 야외 고양이의 심장사상충 감염예"라는 제목의 논문뿐입니다.(다른게 있다면 아시는 분이 좀 가르쳐주시길...)제가 만나본 어떤 수의사분도 사상충 감염율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 알려주신적이 없습니다. 단지 병원벽에 걸린 무시무시한 사상충의 그림뿐이었습니다. 따라서, 그 위험율의 실체가 어느 정도인지를 수의학계와 제약회사에서 '과학적, 객관적'으로 알리지 않은 상태에서는 '사상충 감염의 위험' 역시 마늘의 심장사상충 예방 효과에 대한 객관적 근거의 결여만큼이나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마찬가지로 누구 누구 고양이가 감염되었다는 정도의 설명 역시 마늘을 이용한 예방 사례의 한두가지 에피소드나 마찬가지인 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수의사분들이 대체 요법에 대한 반론을 하시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사상충 감염율'이 얼마만큼인지를 먼저 설명해야 하며 그 감염율과 예방법의 부작용을 고려했을 때 어떤 방법이 가장 효율적인지 반려인들에게 설득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예방요법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에게 기존요법의 부작용이 얼마이고 대체요법의 효능이 얼마인지 근거를 제시하라고 하시기 전에 심상사상충의 감염 위험성이 얼마인지를 먼저 명백히 밝혀주시는게 순서라고 생각됩니다. 위험성의 실체를 알기 전에는 당연히 의문을 제기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위험성에 대한 유일한 과학적 근거인 위의 연구논문에서 연구대상이었던 고양이들 중에 '심상사상충을 옮기는 모기가 많다고 여겨지는 특정지역'의 '야생고양이 한마리' 에게서만 감염사례가 발견되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밖에 나갈일이 그리 많지 않은 대부분의 반려묘들이 심장사상충에 감염될 가능성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위 연구결과만으로는 뚜렷하게 밝혀지지가 않기에 결국 반려인들이 그 위험성을 추측하는 것 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사람과 함께 사는 고양이에 대한 감염율이 실제로는 거의 0에 가까울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물론 예상하는 수준보다 높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각자 판단이 다를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지금의 예방법이 굳이 부작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면역력 강화와 부작용이 적은 살충 효과'를 위해 여러가지 허브요법과 동종요법을 권하는 홀리스틱 수의사들의 (마늘, 검은호두 등을 사용하는)처방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적극적인 의견개진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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