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어떤분이 달맞이꽃 종자유(Evening Primrose Oil)에 대해 질문을 하셔서 찾아놨던 자료들이 있었습니다. 고양이의 곰팡이성 피부병에 대한 치료효과에 대한 내용이어서 고냥마님들의 'ㅍㅂㅂ'이 너무 무서운 반려인들을 위해 간단히 소개할까 합니다.
1993년 14마리의 고양이에게 행해진 연구결과에 의하면, 곰팡이성 피부병을 앓고 있는 고양이에게 달맞이꽃 종자유와 생선기름(fish oil)을 함께 급여하여 치료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두 오일을 섞어서 사용하는 것이 곰팡이성 피부병 치료의 해결책이라고까지 단언을 하고 있습니다(이거, 사실 논문에다가 이런 문장 쓰는건 좋은 태도가 아니죠). 특이한 것은, 달맞이꽃 종자유 한가지만을 쓰거나 생선오일과 섞어서 사용했을 때에는 치료효과가 있었지만 생선오일만 사용한 경우에는 효과가 없었다고 합니다. 본문의 구체적인 내용을 읽어보지는 못해서 여기서 사용한 생선오일이 정확히 어떤 오일인지(흔히 쓰는 연어오일인지 아니면 이것 저것 섞인 오일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생선오일만으로는 곰팡이성 피부병 치료에 별 효과가 없었다는 점이 의외의 결과인것 같습니다.(그렇담, 생선오일에만 함유되어 있는 EPA, DPA, DHA등은 곰팡이성 피부병 치료에 별 효과가 없다고 해석할 수 있으려나?)
비슷한 시기에 같은 연구진이 이번에는 달맞이꽃 종자유와 해바라기유, 두가지를 가지고 곰팡이성 피부병의 치료효과를 비교했는데 둘 다 치료효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달맞이꽃 종자유가 조금 더 나았다는 것 같군요. 동시에 달맞이꽃 종자유를 급여한 고양이의 체내에서 오메가-6 지방산중의 하나인 리놀레산(Lonoleic acid)이 증가했다는 점을 함께 밝히고 있습니다.
논문 본문을 읽지 못한데다가 연구 대상이었던 고양이 숫자가 적었기 때문에 치료효과가 구체적으로 어느정도였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자연치유되는 과정에서 증상을 좀 완화시켜준 정도였는지 완치에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구분하지는 못하겠군요. 그러니 혹시라도 "달맞이꽃 종자유가 고양이의 곰팡이성 피부병에 즉효약!"이라는 식으로 받아들이지는 말아주시길 바랍니다. 달맞이꽃 종자유가 좀 비싼편이기 때문에 괜히 이 글이 불필요한 지출을 유발할까 하는 기우에서 입니다.
꼭 달맞이꽃 종자유만이 아니라 해바라기유도 효과가 있었다는 것으로 봐서 식물성 오일들이 전반적으로 효과가 있는것 같으니 반려묘의 곰팡이성 피부병이 그리 심각하지 않다면 가격이 저렴한 식물성 오일을 이용해 보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달맞이꽃 종자유는 감마 리놀렌산(Gamma linolenic acid. GLA) 함유율이 높기로 유명합니다. 감마 리놀렌산 함유량이 높은 식물성 오일중에는 대표적으로 보리지(borage) 오일이 있습니다. 달맞이꽃 종자유에 비해 감마 리놀렌산 함유율이 두배가 높다고 합니다.(그만큼 비싸겠죠?)
그리고 위에 소개한 연구 내용에서 특히 리놀레산(Lonoleic acid)의 체내 증가를 언급했는데, 아마도 연구진이 고양이의 피부병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감마 리놀렌산이 아닌 '리놀레산'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이 내용을 언급했을지도(다시 말씀드리지만 논문 본문을 모두 읽은 것은 아니기에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모릅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리놀레산이 많이 함유된 오일을 이용하는게 좋겠죠. 리놀레산은 콩기름, 옥수수기름, 해바라기유, 참기름, 아마씨유, 올리브유 등 거의 모든 식물성 오일에 풍부히 함유되어 있습니다. 단 불포화 지방산들은 모두 파괴되기 쉬운편이니 이왕이면 품질이 좋은 오일을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 참고논문
Effect of varying proportions of evening primrose oil and fish oil on cats with crusting dermatosis ('miliary dermatitis')
Vet Rec 1993 Oct 2;133(14):338.
A comparison of evening primrose oil and sunflower oil for the management of papulocrustous dermatitis in cats.
Vet Rec. 1993 Dec 4;133(23):5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