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식 자연식이 대세로 자리잡아 가는 상황입니다만, 이런 저런 이유로 화식 자연식을 선택하시는 분들이 여전히 적지 않습니다. 화식 자연식을 준비하시는 분들을 위해 몇가지 적어보겠습니다.(마침 문의하신 분도 계셔서, 겸사 겸사)
화식 자연식의 전반적인 특징을 살펴보면, 육류를 약 반정도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육류 비율을 이 정도로 유지시키는 이유는 이 비율이 주로 비타민A(레티놀)을 적정량 급여하기 위한 최소의 육류 비율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물론 저희처럼 비타민A 함유 비율이 높은 동물성 재료들을 사용하면 육류 비율을 4분의 1정도로 제한하는 채식에 가까운 자연식이 가능합니다) 그외의 재료 구성은 생식 자연식에 비해 무척 다양한 선택이 가능하며 준비하는 방법도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자연식 스프로 만들어 먹이기도 하고, 자연식 스프와 건사료를 섞어 먹이기도 하고, 재료들을 쪄서 으깨어서 먹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자연식 스프와 건사료를 섞어 먹이는 방법(저희가 예전에 주로 먹이던 레시피에서 육류의 비율을 일반적인 화식 자연식의 수준으로 높여놓은 것입니다)으로 먹일 때에는 아래와 같은 레시피가 가능합니다.
-자연식 건사료
보리 15
수수 15
현미 25
율무 10
조 10
노란콩(말린것) 50
해바라기씨 6
(위의 재료들은 자연식 건사료로 만들어서 급여)
-생야채
마늘 3
상추 50
청경채 30
적치커리(잎) 30
케일 30
(위의 야채들은 가급적 생것으로 잘게 썰어서 급여)
-자연식 스프
브로콜리 50
양배추 50
당근 20
당호박 30
닭고기 600
(위의 재료들은 자연식 스프로 만들거나 쪄서 먹임)
-기타 재료
달걀(노른자 삶은것) 100
멸치 10
김 5
올리브유 15
계란 껍질(잘 갈아서 사용할 것) 10
(계란 껍질은 칼슘 공급용. 계란 껍질을 준비하기 어렵다면 칼슘제를 사용해도 됩니다. 칼슘제를 사용할 경우 계란 껍질 사용량의 반에서 3분의 일 정도면 됩니다)
고양이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체중 4kg의 고양이가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먹는 양입니다.
위의 레시피는 예시일 뿐 반드시 이 레시피를 따라야 한다는 것도 아니고 저 재료 구성들을 정확히 지켜야 한다는 것도 아닙니다. 자연식 건사료, 생야채, 자연식 스프, 기타 재료들의 비율을 저정도로 유지시켜주기만 하면 됩니다.
자연식 건사료의 재료들도 반드시 저 곡물들을 저 비율로 써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잡곡대 콩의 비율을 저정도로만 유지시켜 주시면 됩니다. 자연식 건사료는 열량 공급을 주로 담당하게 되는데 저희처럼 생야채 비율이 높은 자연식을 먹이는 경우가 아닌 일반적인 화식 자연식을 먹이는 경우에는 육류를 통해 이미 상당량의 열량이 공급되므로, 고양이들이 집안에서만 주로 활동하기에 최소한의 열량만 필요로 한다거나 다이어트를 시키시고 싶으시다면 자연식 건사료는 빼도 됩니다.
생야채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흔히 구할 수 있는 부드러운 야채들 중에서 향이 특히 강하지 않은 것들을 골라서 잘게 썰어 주십시오. 화식의 단점이라면 생식에 비해 효소 섭취가 부족할 수 있다는 점인데, 생야채가 효소를 보충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러니 가급적이면 야채는 생으로 잘게 썰어서 먹이시길 바랍니다. 익혀야 하는 상황이라면 자연식 스프에 넣지 마시고 살짝 데치는 정도로만 익히시길 바랍니다. 생야채가 잘 소화될 지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야채들은 소화에 필요한 효소들이 풍부히 들어있기 때문에 잘게 썰어서만 주신다면 익히지 않아도 잘 소화가 됩니다.(자세한 내용은 "고양이와 식물성 음식(http://www.crystalcats.net/tt/244)"을 참조하십시오)
자연식 스프의 재료들은 스프로 만들어서 먹이셔도 되고 쪄서 먹이셔도 됩니다. 먹기 좋은 크기로 미리 썰어서 익히거나 익힌 후에 으깨서 먹이시면 됩니다. 물론 자연식 스프 재료 구성도 정확히 저렇게 고정시키실 필요는 없습니다. 육류와 기타 재료의 비율만 지키시면 됩니다.
기타재료에서 삶은 달걀 노른자는 비타민A와 몇가지 영양소를 보충하는 역할을 하니 저 정도(좀 모자라도 됩니다) 비율을 유지하십시오. 소간 같은 내장을 자주 보충한다거나 육류 비율을 더 높게 사용한다면 줄여도 됩니다.
그외에 멸치, 김 등은 주로 타우린을 보충하기 위해 먹입니다. 멸치를 먹이는 것은 염분 때문에 좋지 않다는 주장이 있습니다만, 염분 역시 필수 영양소 이며 저정도 멸치를 먹인다고 해서 염분이 과다 급여 되는 일은 없습니다(이제 이 설명 그만해도 될 때가 되지 않았을까? ㅡ,.ㅡ).
올리브유는 지방 보충을 위해 먹입니다. 꼭 올리브유 일 필요는 없습니다만 가격대비 질을 고려해보면 올리브유가 가장 좋은 선택일 것입니다. 물론 아마씨유를 써도 되고 생선오일(연어 오일 등)을 섞어서 먹이셔도 됩니다. 그리고 오일은 가급적이면 질이 좋은 제품을 사용하십시오.
계란 껍질은 위에서 이미 설명했듯이 칼슘 보충용입니다. 육류 때문에 불균형 해지는 칼슘과 인의 비율을 맞추기 위해 꼭 필요합니다. 물론 칼슘이 많은 야채들만을 선별해서 사용하면 계란 껍질 사용량을 줄여도 됩니다만 그런 야채들을 꾸준히 구하기가 꽤 어렵습니다. 사실, 생뼈를 먹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만, 화식 자연식의 경우 뼈를 익히게 되는데 익힌뼈는 다들 아시다시피 금기시하는 것이라서 곤란합니다. 물론 뼈를 물러질때까지 푹 익혀서 으깬다거나 익힌 뼈를 아주 곱게 갈아서 먹이는 방법도 가능합니다.(칼슘 급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http://www.crystalcats.net/tt/51 이 글을 참조하십시오.)
그외에 추가할 만한 재료를 꼽는다면 비타민A 보충을 위한 내장(소간이 구하기 제일 쉽겠죠), 소화를 돕고 건강을 위한 무염 청국장 등이 있을 것입니다.
영양제는 불필요 합니다. 물론, 재료의 질이 안좋다거나 너무 많이 익혀서 먹이는 경우라면 비타민제 등을 사용하는것이 좋겠습니다만 이런 경우라도 필요량 이상으로 과다하게 먹일 필요는 없습니다.
간혹 포텐져 박사의 고양이 연구 사례를 제시하며 익힌 음식을 먹이는 것이 '치명적'이라고 겁을 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만 그건 포텐져 박사의 연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경우(http://www.crystalcats.net/tt/231)일 뿐이니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급하게 쓴 글이라서 설명이 충분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궁금하신점 있으시면 언제든 질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