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야]내가 까칠해진 이유

2007/07/11 04:15

지금부터 하려는 얘기는 이미 다른 글들에서 조금씩 다른 방법으로 설명했던 내용들도 있고, 한번도 공개적으로 얘기한적은 없지만 아실 만한 분들은 다 알고 계시는 이야기들도 있고, 처음 공개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읽으면서 이게 도대체 뭔소리인지 모르겠다고 생각하실 분들도 없지 않으실 것 같은데... 그러시다면 그냥 그런체로 넘어가 주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a

내가 점점 더 까칠해진 이유.

[ (읽어보시겠습니까? 별로 재미 없는데...) | less.. ]

첫번째 이유는 고양이 커뮤니티에서 자연식에 대해 합리적이고 원활한 토론이 이루어 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입니다. 제가 써놓고도 참... 거창하군요.

여기에 대해서는 여기 저기서 은근슬쩍 설명한 적이 많기 때문에 간단하게만 설명하고 넘어가겠습니다.

고양이 자연식에 대한 토론을 할 때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벽은 '괴담'들입니다. 치명적이다, 위험하다, 검증받지 못했다 등등. 이런 괴담은 듣는이들로 하여금 공포에 빠지게 만들어서 자신들이 하는 말만 듣게 만드려는 것과 별반 다를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주제에 대한 토론은 진행되지 못합니다. 치명적이라는데 더이상 할말이 뭐가 있겠습니다. 더이상 토론할 필요가 없어지잖아요. 말도 꺼내지 말아야죠. 그나마 조금이라도 자연식에 대한 지식이 있는 사람들은 그 괴담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먼저 밝혀내기 위해 시간을 소비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그 토론을 진행시키지도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자연식에 대한 토론은 제대로 진행되는 적이 거의 없습니다. 이런 상황은 제가 고양이 커뮤니티에서 발을 좀 빼고 관망만 하고 있는 지금도 자주 목격되는 상황들 입니다.

그래서, 그런 괴담들이 얼마나 근거 없는 헛소문들에 불과한지, 얼마나 모순적인지 알려서 괴담의 확산을 막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방법이 최선이라고 설명하기 위해 다른 의견, 다른 정보들에 대해 귀를 막고 무작정 자신들이 알지 못하는 것들을 '틀린것'으로 취급하려는 태도가 괴담들을 생산해내고 유포하는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무엇이 문제인지 이해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동안 여러가지 글들을 써왔습니다. 하지만 가라앉는듯 하면서도 가라앉지를 않더군요. 물론 과거에 비해서는 많이 개선(?)된 것 같습니다만... 아직도 그 괴담들을 붙잡고 계신분들이 조금 다른 논리, 조금 다른 내용으로 괴담들을 계속 유포하고 계시더군요. 그래서... 인내심의 한계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간단하게 설명한다고 해놓고 또 말이 길어졌군요. 앞으로 제가 간단하게 말한다고 하면 절대로 믿지 마십시오.)



두번째 이유는... 도 닦다가 실패했기 때문 입니다.

막말, 인신공격, 바보취급하기 등등. 이런 일들을 당했었습니다. 알만한 분들은 아시는 이야기이고 저희와 비슷한 일들을 겪으셨던 분들도 꽤 계십니다. 자세한 내용은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저희 블로그의 글들을 잘 찾아보시면 당시 겪었던 여러가지 일들 중에 한가지에 대해 꽤 자세하게 적어놓은 글 두개를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못찾으시겠다면... 그냥 넘어가 주시길.) 이에 대해 주절주절 떠드는건 누가 보더라도 얼굴 찌뿌려 지는 일일 겁니다.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그래서 원한이 쌓였습니다. 제가 도를 좀 알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인데 도 닦으려고 산을 오르다가 힘들어서 그냥 내려왔습니다. 그래서 그렇습니다.



여기까지의 얘기는 이미 다른 글들에서 돌려서 설명했거나 알만한 분들은 다들 아시는 이야기일 겁니다.

하지만 이제까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아마 한두분 정도에게는 말했던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ㅡ,.ㅡa)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까칠해지기 시작한 가장 큰 이유일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썼다는 이런 글을 읽었습니다.

"고양이에게 함부로 아무거나 먹이던 분들의 고양이가 얼마전에 갑자기 죽었데요."

예... 저희가 라라에를 죽였다는 말씀이시군요. 놀라웠습니다.

잠시 다른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저 글을 쓰신분이 활동하시는 커뮤니티에, 생식을 먹는 고양이의 살모넬라 감염 가능성에 대해 적혀있는 글을 본적이 있었습니다. "생식을 먹던 고양이가 갑자기 죽었는데 그 이유를 정확히 모르겠다더라. 그런데 수의사들이 그 이유가 아마도 살모넬라균 감염 때문일 것이라고 하던데, 이것은 확실한 증거도 없이 생식에 대한 편견 때문에 섣불리 추측한 것이다." 대충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전 이 글에 동의했었습니다. 당연히 지금도 동의하고 있고요. '생식에는 살모넬라균이 있을 수 있다.->생식 먹던 고양이가 갑자기 죽었다.->그래서 생식먹으면 안된다.'는 식의 논리는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 죽는데 사람들은 밥을 먹으니 밥을 먹으면 사람이 죽는다고 말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자라는 사람들 중에도 이렇게 비 논리적이며 비과학적인 사람들이 종종... 사실은 꽤 있습니다.

중요한건 이 이야기가 아니고요... 그렇게 자신들에게 불리할 수 있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신중하고 과학적인 태도를 보이시던 분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할 수 있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그렇게 경솔하게 판단하시는 그 이중적인 모습... 게다가 근거도 없이 상대방을 고양이를 죽음에 이르게 할 정도로 무지한 사람으로 비난하는 모습을 제 눈으로 확인했었습니다. 게다가 어느 누구도 그런 저열한 발언을 제지하지 않는 모습 역시... 비참하더군요. 그 발언을 한 그 분과 핵심인물들 모두가 모두 똑같은 사람들로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그 발언을 공개해서 도덕성을 도마에 올려서 비난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 글을 갈무리해놓기까지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아직도 라라에를 잃은 슬픔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한 상태였었습니다. 그래서 무척 힘들었고 그렇게 큰 에너지를 소모하는 싸움을 벌일 자신이 없었습니다. 사실, 문제의 그 발언을 떠올리는것 자체가 너무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잊고 지내기로 했었습니다. 그래서 갈무리해놓은 것도 지워버렸습니다. 아마도 지금은 그 발언을 스스로 삭제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양심이 있다면... 처음에는 그렇게 가볍게 말했다 하더라도 나중에 생각해보면 그게 얼마나 저열하고 비겁한 발언인지 알 수 있을 테니까.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니 조금씩 잊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냥 잊고 사는게 쉬운일이 아니더군요. 그 뒤로 가끔씩 고양이 자연식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근거도 없이 "그건 고양이에게 치명적이다, 함부로 아무거나 먹이면 안된다, 검증되지 않았다"라는 얘기를 쉽게 하시는 분들을 접하면 자동으로 그 문제의 그 발언이 떠오르면서 울컥울컥하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감정들을 제대로 해소해내지 못하는 저 자신의 문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주체할 수 없는 분노의 감정은 표현을 해서 털어내야 한다더군요. 그래서 표현을 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고 그것이 제가 요즘들어 부쩍 '괴담'들에 대해 조롱하며 까칠하게 대하는 이유중의 하나 입니다.

아마도 그런 방식은 자신의 감정을 잘 다루는 방법이 아닐 겁니다. 오히려 분노를 키우게 되는 역효과를 낼 수도 있겠죠. 그래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런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숨겨왔던 상처를 드러내는 것은 익숙치도 않고 무척 민망한 일이기도 합니다만 한번쯤 있는 그대로 표출하는 것이 제 상처를 치료하는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그냥 예전처럼 차분히 도 닦는 심정으로 감정적이지 않은 딱딱하고 건조한 글들을 써나가도록 할 생각입니다. 잘 될지는 모르겠군요.


쓰고나서 다시 읽어보니 뭘 이정도의 일 가지고 그리 심각할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무척 민망하고 창피스럽습니다.